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화이글스에는 KBO 역대급 재능을 가진 투수라고 평가되는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가 있습니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고등학생시절 이미 최고구속 155킬로미터를 넘기며 주목을 받았고, 황준서는 좌완임에도 불구하고 145킬로미터 이상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이미 고등학생 때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자 한화구단에서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이 선수들이 모두 에이스급으로 성장하고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복귀하면 KBO 최강의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리그 최고의 투수진을 기반으로 류현진이 더 늙어서 기량이 하락하기 전에 우승을 노려보는 것이 한화 이글스의 운영 플랜이었습니다.
문동주는 작년에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을 치루며 신인왕을 수상하고 대전왕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에 가서는 결승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되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문동주가 올시즌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 스프링캠프에서 준비가 잘 안되었던 건지 시즌 초반부터 밸런스가 무너진 모습이 보였습니다. 빠른 구속에도 정교한 제구력이 장점이었던 문동주가 밸런스가 무너지니 스트라이크는 한가운데 들어오고, 볼은 완전히 빠지는 투구를 계속했습니다. 사실 류현진은 시즌 전 팀코리아 경기를 뛰는 문동주에게 조언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동주는 류현진의 조언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류현진의 조언과 반대로 행동합니다.
당시 류현진은 문동주에게 메이저리그 선수들과의 친선경기인 서울시리즈 팀코리아 경기에서 절대 150킬로미터가 넘는 직구를 던지지 말라고 했습니다. 시즌이 본격 시작하기도 전 몸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하다가 오버페이스로 무리하게되면 몸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져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문동주는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초구부터 151킬로미터의 직구를 던지고 최고 155킬로미터까지 던지며 결국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올 시즌 전반기 성적표는 3승 6패 평균자책점 6.92로 특급 유망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특급 유망주 김서현은 지난 시즌 4월과 5월에는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역시 특급 유망주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6월부터 갑작스럽게 밸런스가 무너지며 6월 이후에는 7이닝 21사사구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갑자기 무너진 밸런스로 제구력을 되찾지 못하며 올 시즌도 7이닝 11 4사구를 기록중입니다. 1군에서 주현상을 도와 특급 필승조로 활약해야할 김서현이 1군에서 제대로 등판도 하지 못하고 2군에서 조율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고졸신인인 황준서 또한 시즌 첫등판에서 5이닝 1실점을 하며 승리투수가 되고, 5월까지는 4점대 초반 방어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6월달부터 갑자기 월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8점대를 기록할정도로 무너졌습니다. 황준서 또한 무너진 밸런스로 인해 제구력을 잃어버리며 6월 한달간 9이닝 15 4사구를 기록했습니다.
여러분도 눈치 채셨겠지만 방금 말한 천재3인방 문김황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적응을 하며 성장하는 선수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잘 던지던 선수들이 어느 순간부터 3명 모두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지며 제구력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스포츠계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선수 한 명이 문제라면 선수를 방출하지만, 여러 선수에게 같은 문제가 나타난다면 지도자를 교체한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투수코치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박승민 1군 투수코치, 윤규진 1군 불펜코치, 박정진 2군 투수코치, 마일영 2군 불펜코치. 이 중에서 타팀에서부터 착실하게 투수코치 커리어를 쌓아온 박승민 코치를 제외하면 윤규진, 박정진, 마일영은 한화에서 은퇴하면서 자연스럽게 코치 한자리를 보장받았습니다. 실력 때문에 스카우트가 된 코치들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철밥통이 된 것입니다. 결국 한화는 문김황의 성장 정체를 이대로 두고볼 수 없어 투수조련사로 유명한 양상문을 투수코치로 영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양상문은 투수코치, 감독, 단장 경험이 모두 풍부한 지도자입니다. 지도자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팀 코치로 무려 4번이나 국제대회에 나갔으며 그 중 세 번은 투수코치로, 한번은 수석코치로 참가했습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2006 WBC 4강신화와 2009년 WBC 준우승의 주역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김경문 감독은 양상문과 동성중 1년 선후배 관계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기에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만약 한화가 양상문 투수코치를 진짜로 영입하게 된다면 양상문의 조련으로 완성된 에이스 문김황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