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라 뜻
야구에서 사용하는 아주라의 뜻은 야구장에서 타자가 친 파울 혹은 홈런 공이 관객석으로 넘어와서 잡았을 경우에 주변에 있는 아이에게 주라는 뜻입니다. 아주라는 다른 야구장보다도 사직 야구장에서 유독 강력한 문화입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는 성인이 공을 잡았을 경우 주변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공을 잡은 어른에게 공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문화가 있습니다.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탄생한 문화답게 표준어인 ‘아이줘라, 애줘라’가 아닌 ‘아이’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아’와 ‘줘라’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주라’가 합쳐진 말입니다.
변질된 아주라 문화
원래 아주라 문화는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롯데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문화입니다. 하지만 2010년대 어느 순간부터 아주라 문화가 권유가 아닌 강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사직야구장만의 훈훈한 문화였던 아주라는 아래 사진처럼 공을 잡자마자 주변에서 공을 빼앗듯이 가져가버리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이에 어른들의 자발적인 배려로 훈훈한 추억이 생겨야 할 아이들은 아래 사진처럼 공이 떨어진 곳으로 우르르 몰려가 구걸하듯이 손을 내미는 이상한 광경이 생겼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공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공을 줄 마음이 없는 관중에게도 당연히 내놓으라는 듯 한 손을 내미는 장면은 누가 봐도 좋지 않아 보입니다.
이것은 점점 심해져 사직구장만이 아닌 롯데가 원정경기를 할 때도 강제로 어른의 공을 뺏어 아이에게 주려는 이상한 장면이 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LG의 홈구장인 서울 잠실야구장인데 잡은 공을 강제로 빼앗아 아이에게 전달합니다.
심지어는 대놓고 삼성유니폼을 입고 있는 원정팀 팬,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인 팬에게도 공을 구걸하는 아이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아주라에 대한 여론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 것은 바로 아래에 있는 이 장면입니다. 사직야구장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 아무리 많아봐야 10대인 학생이 잡은 공을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려와 공을 강탈해가는 모습입니다. 어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학생에게까지 공을 빼앗아가는 것은 많은 야구팬들의 분노를 샀고 결국 여론은 아주라에 대해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아주라 여론이 돌아선 이후
‘아주라는 더 이상 강제로 아이에게 주라고 하면 안된다’, ‘아주라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주는 것에서 끝나야한다’는 여론이 생겨나자 공을 잡은 팬들도 더 이상 무례하게 공을 내놓으라는 아이들에게 공을 주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에 있는 파울볼을 잡은 관중은 아이들이 몰려옴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농락이라도 하듯이 다리를 꼬고 아이들을 한번 쳐다보며 경쾌하게 가방에 공을 넣고 웃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아주라에 거부감이 있던 많은 야구팬들의 호응을 받았고 그 뒤에 진짜 레전드 장면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래 사진이 아주라 레전드라고 불리는 전설의 사진입니다. 파울공을 잡은 기아팬은 공을 빼앗으려고 하는 아이를 뒤로하고 호쾌하게 웃으며 공을 멀리 던져버립니다. 물론 공을 잡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공을 주는 장면은 매우 훈훈하고 권장되어야할, 자랑스러운 사직야구장의 문화입니다. 하지만 공손하게 공을 달라고 해야한다는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가 한 손으로 공을 달라고 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는 어른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안고 공을 구걸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이 사직야구장의 훌륭한 문화를 변질시켰습니다.